겸손과 교만 사이

겸손과 교만 사이
Photo by B Vi / Unsplash

“OO분은 검도 4단에 칼이 정말 바르고 주변에 많은 분들이 칭찬하는데 늘 겸손하게 자신은 아직 부족하고 잘 못 한다고 하셔. 정말 잘하시는데 가끔 보면 교만한거 같기도 해.”

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검도를 8년 정도 하고 소년 초단에 중학생 때는 검도 특기를 고민했던 적도 있다. 청소년부를 마치고 성인부까지 2타임을 운동하고 그 당시 수련하시는 어른분들에게 빠르고 자세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칭찬은 나를 2타임을 운동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나이가 들고 많은 칭찬을 듣고 칭찬하며 겉치레와 진심 사이에서 칭찬은 조금 부담스러운 것이 되었다.

검도는 예를 중시하여 시합에서 이기더라도 승리의 기합이나 동작하지 않고 묵묵하게 인사하고 나와 끝까지 예를 갖추고 겸손하여지도록 한다. 더 넓게 아시아권에서는 겸손하도록 가르치고 겸손하여지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겸손에는 무지의 겸손, 겸손, 교만한 겸손 3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지의 겸손은 실제로 부족해서 나오는 겸손이다. 하지만 부족하다는 사실도 모르고 겸손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로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진짜 겸손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있지만 장점은 모르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교만한 겸손은 부족함을 아는 것과 상관없이 장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잘 모르기 때문에 칭찬도 겉치레라고 생각하고 의심했다. 어느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는 나보다 대단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기에 겸손한 자세를 가지려고 했다. 더 좋은 리더, 나보다 실력 좋은 팀원들에게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그런 욕심을 얘기하면 돌아오는 답은 전부 비슷했다. 그런 사람들은 나와 같은 사람이고 이제는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도 결국 성에 차지 않을 것이라고. 그런 말들을 듣고선 혹시 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던 건가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고 만약 그런 말들이 맞더라도 “나는 이제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라고 말했을때 누군가 비웃고 교만하다고 생각할까 두렵다. 이러한 생각들이 교만한 겸손일 것이고 이는 나와 팀원들에게 있어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다. 결국 이를 해결하는 위해선 스스로 성장하고 증명하고 나 자신을 인정하며 당당해지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