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 될 MBTI인가?
중학교 1학년 때 팔이 부러진 친구를 도와준 명분으로 반장이 되었다. 2학년 3학년에도 반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1학년 때 반장을 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말한 친구와 운 좋게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고등학교 입학 후에도 "중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 전부 반장을 했습니다." 이 한마디로 반장이 될 수 있었다. 사실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와 다르게 반장을 자원하는 수와 적극도가 많이 떨어진다. 반장이란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역할이라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자원하는 경우가 아니면 자발적으로 후보에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리더쉽은 리더의 지식에서 나오는 경외심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지만 "나는 리더인가"를 계속 고민한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반장이 된 경험을 시작으로 다음에도 반장을 할 수 있었고 4년간에 반장의 역할로 "리더"라는 프레임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한 나를 통해 개인의 강점이 드러날 수 있는 역할이나 칭찬이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지 알게 되었고 프레임에 힘을 알기에 사람을 단순하게 분류하려는 MBTI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만나면 서로의 MBTI를 물어보고 자신을 소개할 때나 이력서에 적을 정도로 MBTI는 대중적으로 퍼졌다. 자신을 간결하게 소개하고 어떠한 행동에 이유를 대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너무 몰입한 일부는 행동의 이유를 MBTI에서 찾으려 하고 일부는 MBTI로 타인을 정의하려고 한다. 스스로 프레임을 씌우고 MBTI가 자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MBTI에 맞춰 가는 것을 경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