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고리즘 (1)
자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의 대부분을 유튜브를 켜두고 지내왔다. 일어나서는 뉴스, 최신 소식을 듣고 보며 음악도 유튜브로 듣고 퇴근 후 저녁에는 구독한 채널들이 올리는 영상들을 시청하며 하루를 보냈다. 매달 유튜브를 시청하며 사용하는 60GB의 데이터는 훈장과 같았다. 가끔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켜는 것에 자괴감이 올때도 있었지만 넓고 다양한 주제의 정보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고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나에게는 다양한 사람들과 아이돌, 드라마, 힙합, 서브컬쳐, 영화, 크리에이터나 인플로엔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에 운을 띄울 수 있게 도와주었다.
최근에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덕에 더 넓은 범위에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너무 넒은 범위에 정보를 얻다보니 피로감이 몰려왔고 이런 인터넷 망령 생활을 이제는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피로감은 단순 자괴감 혹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 뿐만 아니라 이 중독적인 컨텐츠들이 내가 좋아하는 컨텐츠가 아니기 때문였기 때문이였다.
이러한 피로감은 이미 전에도 겪어본적 있었다. 아직도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내 주변 지인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과거 페이스북에서 이와 같은 피로감을 느껴서 나도 페이스북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5년전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했고 곧 다양한 형태에 부가가치창출이 일어났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자료를 모아서 정리하고 게시하며 광고를 넣거나 많은 팔로워를 가진 계정을 파는 등에 행위가 많아졌고 그로 인해 페이스북 친구들이 좋아요 혹은 댓글을 단 게시글들이 내 타임라인을 뒤덮었고 그러한 행태를 보며 피로감을 느꼈었다.
내가 타임라인에서 얻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은 내 주변 사람들의 근황이나 생각이지 무슨무슨 플레이스 ~OO친구야 여기 가자와 같은 글, 몇 달 전에 본 디지털풍화로 너덜너덜한 유머글은 보고 싶지 않았다.
쇼츠와 릴스도 순수 창작물보다 누군가의 컨텐츠를 편집해서 올리거나 그런 편집영상을 퍼오는 형태의 영상들이 대분이다. 또한 이들은 흔한 웹 커뮤니티와 같이 관심을 받기 위해서 다른 커뮤니티에 글을 퍼오는 형태가 아닌 어떠한 수익을 목적으로 다른사람의 컨텐츠를 이용하는 형태를 보며 불편함을 느꼈다. 이는 내가 저작권 의식이 투철해서 라기보다 선민사상에 가깝다....
2부에서 이어서.